"다시 한번 진실을 찾고 싶다"
지난해 한인 여고생 이해민 양(사건 당시 19세) 살해 혐의로 복역 중이던 아드난 사이드(42)가 무죄 판결로 석방되면서 피해자 유족 측이 제기한 소송을 위한 첫 심리 공판이 지난 2일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 소재 항소 법원에서 열렸다. 재심이 이뤄지려면 항소심 재판부가 사이드에 대한 무죄 판결을 무효화해야 하며, 일시적일지라도 아드난 사이드는 한 번 더 유죄 판결을 받아야 한다. 이번 심리 공판은 이해민 양에 대한 형사 사건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항소가 문제가 되는지 여부에 대해 초점이 맞춰졌다. 심리 공판에는 항소 법원 판사 스튜어트 R. 버거, 캐서린 그레이프, 그레고리 웰스가 참여해 사이드의 무죄 판결을 무효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피해자 유족 측에 제기했다. 이해민 양 유족 측은 “작년 9월 19일에 이뤄진 공판에 참여할 충분한 사전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사이드의 무죄 판결에 항소했다.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이해민 양의 오빠 영 리 씨는 당시 법원에게 하루 전날에 공판일을 통보받아 참석하지 못하였고, 이에 따라 공판에 참여할 권리를 잃게 되었다. 영 리 씨는 “우리 가족을 비롯해 모든 피해자와 가족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메릴랜드주 헌법에 따라 존엄성과 권리를 바탕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재판부가 사이드의 유죄 판결이 기각된 심리를 재진행 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사이드 측은 반발했다. “현재 형사 사건이 실질적으로 있지 않기 때문에 영 리의 항소는 무의미하며, 유족 측의 항소는 형사법 체계의 한 축인 검사의 재량권을 무시한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또한 사이드는 공판일 당일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24년 동안 내 아버지, 어머니, 남동생은 정말 힘들었다”며 “이해민 유족 또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인정하지만, 우리 가족 또한 오랜 기간 고통 속에 있었음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99년 볼티모어 소재 우드론 고교에 12학년이었던 이해민 양의 살해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던 아드난 사이드는 작년 9월 갑작스러운 무죄 판결로 23년 만에 석방됐다. 당시 부패 혐의로 재판을 앞두었던 볼티모어 검사장 메릴린 모스비가 ‘의로운 검사’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사이드를 석방해, 이해민 양 사건이 정치적으로 사용되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아직 진범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검찰은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용의자 두 명이 있다는 점만 공시했다. 박세용 기자 [email protected]진실 이해민 아드난 사이드 항소심 재판부 이해민 유족